몽블랑M레드, 고전 분투기

너무 취향 저격으로 생긴지라 생일 선물로 스스로 선물한 몽블랑M레드. 생긴건 참 마음에 드는데 이 녀석은 제가 가진 몽블랑과는 완전 다른 필감을 보여줍니다. 

금이 섞인 기존 몽블랑의 EF 필감이 고급스러운 눅진함과 잉크가 매끄럽게 (하지만 다소 많이) 흐른다면 몽블랑M은 전혀 고급스럽지 않고 긁히는 느낌 + EF답게 잉크 흐름이 절제된 완전 다른 필감입니다. 

몽블랑M의 제일 문제점은 잉크 흐름이 끊긴다는 거였어요. 처음 쓸 때 한 획 정도 잉크가 나오지 않고 ㅇ 을 쓸 때도 시계방향으로 쓰면 잘 나오지만 반 시계 방향으로 쓰면 흐름이 끊긴다던가. 그래서 강남 센트럴시티에 있는 몽블랑 매장에 가서 A/S신청을 했는데도 전혀 문제 없다는 판정. 

내가 써보면 분명 문제가 있는데 몽블랑 엔지니어께서 문제 없다니 어쩌겠어요. 그냥 써야지. 쓰면 쓸수록 점점 불만이 가중되다보니 아휴. 이건 그냥 소장용으로 두고 봐야 하나? 얘보다 라미가 더 잘 써져..

잉크나 한번 바꿔보자.

몽블랑M은 컨버터가 없고 오로지 카트리지 전용 만년필이라서 전 여태 몽븡랑 Midnight Blue만 쓰고 있었거든요.

처음 구매할 때 이 녀석은 F닙을 가지고 있었어요. 몽블랑은 최초 구매후 2주 내(제 기억으로는 그렇습니다.) 아직 한번도 잉크 주입을 하지 않은 상태라면 원하는 닙으로 변경 신청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전 사자마자 EF닙으로 변경 신청하고 그뒤에 이 녀석은 집으로 왔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컨버터가 없는거에요. 닙 교환하면서 분신되었나 보군. 이런 허술한 사람들. 내일 전화해서 한마디 해줘야지 했지만요..

다음날 전화로 물어보니 뜨아. 몽블랑M은 애초부터 컨버터가 안 들어 있는 카트리지 전용 모델이랍니다. 뭐 이런 X같은. 난 카트리지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런줄 알았으면 안 샀지.. 이미 EF로 닙을 바꾸면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은 건넌터라 교환, 환불은 불가.

몽블랑 카트리지만 있는지라 잉크를 바꿔서 써보고 싶은데 그럴수가 없네요? 도대체 그럼 몽블랑M에는 어떤 컨버터를 써야 하지? 

그것 참 신기하네. 

제가 가진 다른 몽블랑 솔리테어의 컨버터는 몽블랑M에 맞지 않았습니다. 몽블랑M, 솔리테어 둘 다 동일한 카트리지를 끼울 수 있지만, 컨버터는 서로 다르다니. 

베스트펜에 문의를 드리니 친절하게 답변을 주셨습니다. ONLINE에서 나온 제너럴 카트리지가 몽블랑M에 맞을거라는.

바로 쿠팡에서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겨우 7,640원이지만 로켓 배송 덕분에 오후에 주문하고 다음날 아침 출근하며 받았습니다.

체결감이 딸깍 이라던가 딱 맞는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뭐 어떻습니까. 잉크 새지 않고 쓸 수 있으면 되지요. 가격도 저렴하잖아요. 

그리고 전 마음의 평화를 얻었습니다. 

몽블랑 잉크는 농도가 진했던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몽블랑 펜이 워낙 두꺼우니까 잉크 농도가 연하면 아무래도 줄줄 샐 것이고 종이도 많이 가리는 몽블랑인지라 좀 더 맑은 파커 잉크를 넣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은 아주 잘 적중했습니다. 

이젠 잘 써집니다. 몽블랑엔 꼭 몽블랑 잉크를 써야지 했는데 생각이 달라졌어요. 다양한 잉크로 써봐야겠습니다. 

그리고 몽블랑 나빠요. 왜 왜 왜 카트리지로만 쓰라는 겁니까! 전 카트리지가 좋다고요. 저처럼 디자인, 색에 반해 몽블랑M을 사시려는 분이 계시다면 말리고 싶습니다. 몽블랑 치곤 필감이 너무 저렴해요. 그리고 내구성도 약한 듯 하고요. 

 

으악. 저것은 ..

아래 글은 네이버 이전 블로그에 기록했던 몽 이야기.

몽

 

몽(몽블랑 M 레드)을 선물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