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권 무장 봉투 잔뜩 들고 설 출동.
이번 설은 코로나로 인해 5인이상 집합금지도 있고 양가 부모님 모두 나이도 많으신지라 설차례 없이 간단하게 지낸다.
덕분에 차례상도 안해도 되고, 음식 준비도 간단히. 왠만해선 양가 가서 먹지도 않고 마스크 끼고 세배만 드리는 걸로.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며칠전 은행에 신권을 찾으러 갔고 번호표를 뽑으니, 직원이 친절하게 코로나로 인해 은행 영업점 동시 입장 가능 고객수가 10명 이내로 제한되니 바깥 - ATM기 있는 공간 - 에서 기다리면 불러 주겠다 한다.
은행 영업점 마다 규모가 다른데.. 규모 상관없이 무조건 10명인가?
ATM기 있는 공간이 매우 좁아서 여기서 대기하는게 더 위험해 보여.
알겠어요.
바깥에 있다 순서가 되서 난 은행안에 들어가서 앉았고,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이 들어왔다가 직원의 말을 듣고 번호표 들고 나가 기다리는 과정의 반복이 등 뒤로 들려왔다.
한 여자분 등장.
똑같이 이러 저러 해서 바깥에서 기다려주세요. 했더니 그녀의 반응은 달랐다.
임신부더러 서서 기다리라고요?
순간 정적.
은행 직원은 대답을 잃은 채 쓴 웃음을 짓고 있다.
나더러 어쩌라는거냐.
그녀는.. 겉보기엔 모르겠다. 임신부인지 아닌지. 임신 초기인가.
임신을 해도 일단 규칙은 지키셔야지.
임신 중이라 불편하니 편의를 봐줄 수 있을까요 라고 부드럽게 말했다면 그 은행 안에 있는 누구라도 양보를 해줬을 텐데 그녀는 상당히 따지듯이 말을 했다.
하여튼 이 말을 듣고 나와 다른 분, 이렇게 2명이 은행 안 자리에서 일어나 그 임신부에게 자리를 양보해주는 아름다운 결말로 끝이 나긴 했다.
나도 성격이 급하고 바로 말하는 성향인지라 말 조심 해야 겠다.
말이란 내 의견을 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일까도 중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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