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 문득 모니터가 하나 더 있으면 좋겠다 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듀얼모니터를 사용하고 있기에 큰 세번째 모니터가 아니라 작은 모니터가 있으면 그걸로 로그를 본다거나 디버깅 창을 띄워 두기도 좋겠고, 일하다 사람들 몰래 인터넷 쇼핑하기도 딱이겠죠?
또 노트북과 같이 가지고 다니며 카페에서도 듀얼로 일할 수 있는 그런 모니터?
그래서 저의 용도에 맞는 걸 골랐으니 그것이 바로 Lenovo Thinkvision M14
다들 바쁘시니 우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최신 노트북 + USB-C 포트가 있고 그걸로 충전이 되는 모델을 사용하신다면 M14는 좋습니다.
하지만 데스크탑에도 M14를 연결하고 싶으시다면 반드시 데스크탑이 썬더볼트3를 지원해야 합니다.
썬더볼트가 뭐냐고요? 궁금하시다면 아래의 내용을 주욱 읽어보시는 수밖에 없어요. 제가 썬더볼트가 뭔지 모르고 샀다가 삽질의 연속 중이거든요.
가볍습니다. 그리고 화질도 매우 매우 좋습니다. 노트북에 연결하니 별도 전원 없이 그냥 바로 잘 됩니다.
그런데.. 망했어요. 주로 작업할 때 데스크탑으로 하는데요 데스크탑에 연결이 되질 않아요. M14는 오직 USB C로만 연결이 되고, 제가 가진 데스크탑에도 USB C가 하나 나와있어서 거기 연결하면 되는거아냐? 했는데.. 안됩니다.
이게 그냥 USB C가 아니라 썬더볼트라야 한다는거에요. 썬더볼트(잭 옆에 번개 표시 있음)란 USB C와 모양은 같은데, 데이터, 영상 그리고 전원까지 같이 전송이 되는 인텔과 애플이 만든 도구랍니다. 노트북에 있는 USB C는 썬더볼트 규격이지만 제가 연결되기 원했던 데스크탑의 USB C는 썬더볼트가 아니었어요.
음..
이미 포장 뜯었고 연결도 해봤기에 반품은 어렵겠고, 회사 경비로 구매한 것이라 회사에서 열심히 사용해줘야 하는데 젠장 당장은 어떻게 쓸 수가 없잖아요.
그럼 HDMI -> 썬더볼트 이런 잭이 있으면 되는거 아니니? 하고 찾아보니 으악 이것도 좌절. 반대의 연결잭은 널려 있지만 HDMI -> 썬더볼트 변환 잭이란 건 없습니다.
일단 제 PC 사양은 이렇고요 자 여기에 무슨 짓을 해야 M14를 쓸 수 있을까..
PC의 슬롯에 꼽아 썬더볼트를 지원하는 확장 카드가 있는데요, 그것도 마더보드가 썬더볼트를 지원해야 사용 가능.
위 글을 읽어보니 썬더볼트 확장카드의 안정성이 좋지 않으니 애초에 썬더볼트가 내장된 메인보드로 가는게 좋다라고 하시네요.
썬더볼트 내장 보드이고 제가 사용하는 CPU(1151소켓, 카비레이크)와 호환되는 마더보드입니다.
하지만 위의 2개는 중고품을 찾지 못 했고, 중고로 찾은 야릇한 보드가 있습니다. 설명을 보면 썬더볼트3 단자가 2개가 있는데. 그냥은 안되고 Firmware를 업그레이드 하면 되는 듯한. -> 애초 썬더볼트가 지원되도록 되어 있었으나 보드 출시 시점에서 인텔의 썬더볼트 인증이 되지 않아 펌웨어단에서 막아 놓은 것이고, 이후 인증이 되어 썬더볼트가 되도록 풀어주는 패치를 기가바이트 각 보드 페이지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래 글을 보시면 1151소켓이면서 썬더볼트를 지원하는 기가바이트 모델들은
GA-Z170X-Ultra Gaming
GA-Z170X-Designare
GA-Z170X-Gaming G1
GA-Z170X-Gaming 7
GA-Z170X-Gaming GT
GA-Z170X-UD3 Ultra
라고 알려주시네요.
자. 그럼 이제 이 보드만 중고로 구하면 되는건가요? 지금은 밤이 늦었으니 내일 연락해봐야 겠습니다.
이제부터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M14를 제 PC에 연결해 사용하는 그날 까지 많은 고난이 겪어야 할 거 같고, 그 과정으로 계속 업데이트 기록해보겠어요.
일단 결론은 M14는 노트북, 폰과는 아주 잘 연결된다. 하지만 PC와 연결은 거의 불가능하다. 썬더볼트를 지원하는 마더보드가 거의 없거든요. 아 그리고 맥과도 연결이 잘 될거에요. 썬더볼트는 맥에서 주로 사용하니까요.
망할 레노버. 여기에 HDMI 잭 하나만 추가해주면 얼마나 좋았겠어..
*
8/10 추가
다음날 8/10 이왕이면 좋은 것을 사자는 마음으로 GA-Z170-Gaming 7 보드를 중고 거래로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데스크탑과 M14 모니터 연결을 위해 썬더볼트 2m 선도 구매했습니다. 썬더볼트는 선이 비싸요. 일단 생긴게 비싸게 생겼습니다. 전원과 데이터 고속 전송을 위해 선이 아주 아주 글래머러스하다고나 할까요. 알통 탱탱 두껍고 2미터 정도 되는 선은 3~6만원 정도 합니다.
제가 구매한 것은 2m, 31,900원입니다.
여기서 또 Passive는 또 뭔가.. 보조 모니터 하나 쓰고 싶은 마음에 모니터 하나 샀을 뿐인데 왜 이리 알아야 할게 많을까요.
썬더볼트3(가장 최신 썬더볼트 버전이 3이고 이게 생긴건 USB-C와 같습니다.) 는 데이터 전송 속도가 초특급으로 빨라서 40Gbps로 전송이 가능한데요 이 속도는 현존하는 모든 전송 라인 중에서 제일 빠르다고 쉽게 생각하심 되겠어요.
이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0.5m 까지는 큰 문제가 없는데 0.5m가 넘어가는 순간 passive 방식의 선은 가격은 저렴한 대신 전송 속도가 20Gpbs이고 active 방식의 선은 가격이 비싼 대신 전송 속도를 여전히 40Gbps를 유지한다.
저의 경우 모니터 연결이 목적인데 이 모니터가 FHD(Full HD, 1920 x 1080) 해상도라 passive 방식으로도 충분히 전송이 된다. passive 방식으로 5K(5120 x 2880) 정도의 해상도까지 지원된다고 해요. 0.5m가지 썬더볼트3 케이블은 active, passive 구분이 없고 그보다 길면 연결 대상에 따라 active, passive 선택을 하라 이런거였어요.
애초에 이런 것들을 다 알고 있었다면 M14 따위는 안 샀을텐데.. 몰라서 산 바람에 더 공부를 하는 어려움이..
자 내일 주문한 보드와 케이블이 오면 어찌 될지 기대가 됩니다.
다음날 보드가 왔고 악전고투 끝에 보드 교체 완료. 그리고 전 마음의 평화를 얻었습니다.
모니터가 3개라서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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