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3개월 6일전 지금 회사에 입사했다.
내가 공동 창업자로 설립한 회사를 지금 회사에 매각하고 3년간 의무적으로 근무해야 하는 조건.
나이들어 취업하기도 힘든데 오히려 최소 3년 근무가 보장된 아름다운 회사생활이라니.
나는 망해 회사를 팔았고 이 회사는 돈이 있어 인수했으니 망한 회사의 수장으로서
난 왜 망하고 이 회사는 어찌 흥했는지 공부해야 했다.
3년을 반드시 다녀야 하고 공부도 해야 한다니 왠지 다시 중고등학교를 들어가는 느낌.
그래서 지금 회사를 학교라 부르고 많이 배우고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들어갔다.
오늘 드디어 학교를 졸업 했다.
'상장'이라면 개발팀장으로서 담당한 제품을 시장 점유율 1위로 만들었다는 거랄까?
이걸로 소임은 다 했다고 생각하고 새로운 나의 일을 찾아 떠난다.
두 회사의 인수 합병 결정은 신의 한수라 언론에서 평한다.
둘 다 같은 제품을 만들고 있었고 두 제품이 합쳐져 시장 1위 제품이 됐으니까. 역시 대표는 아무나 하는 건 아닌가봐.
그러나 시장 1위라고 해봐야 전체 매출액을 보면 부끄럽다. 이제 보안 분야엔 다시는 발도 들이지 말아야 겠다.
누군가 해야할 분야이긴 한데 시장이 커지기 어렵고 돈이 그다지 되지 않아서 난 철수 해야 겠다.
학교 대표님(그러면 교장 선생님이 되나?)이 하사해주신 발렌타인 30년산. 동료들과 한잔씩 하고.
잘했어 범.
이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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